봉녕지 2014년 23호 - page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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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스테이 소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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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하룻낮 떠남은 자유와 행복에 가까워지는 시간
부산에서 교직생활을 막 시작한 24세의 사회 초년생인 나
는 내 미숙함 때문에 1학기 동안 마음고생을 꽤 했다. 6학
년 아이들과 함께하는 생활이 행복하기도 했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마음속에 떠오르는 유치한 생각들과 입으로 나
오는 나쁜 말들, 그러고 나서 몰려드는 후회로 자책을 많
이 했다.
방학이 되어 마음을 다스리고 교육관도 발전시키고자 템
플스테이를 신청했다. 마음 나누기를 통해 서로 고민을 나
누고 스님 말씀도 들으면서 처음에는 ‘6학년은 원래 그런
시기야. 사춘기에는 원래 그래. 아이가 나쁜 게 아니야!’라
고 생각하면서도 속에서 열불이 나고 그게 쌓여 입으로 튀
어나왔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단지 그것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사실
아이들이 내 말에 복종하길 원했던 것이다. 시커먼 마음이라
밖으로는 이 마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는데 숨겨 놓은 내
마음을 온전히 꺼내고 나니 홀가분해졌다.
사람에게는 모두 각자의 길이 있다. 아이들에게 내 길을 강
요하지 말아야지. 사실 내 생각이 맞는지 틀리는지도 모르
지 않는가. 내가 생각하는 옳은 길을 참고하라고 알려주기
만 하고 뒤에서 지켜보아야겠다.
맨발로 걷기 명상을 하면서 온 몸으로 자연을 느끼니 마음
은 편안해지고 머리는 맑아졌다. 이곳에서 만나 고민을 나
누고 좋은 인연을 만든 도반들에게 감사드린다. 2박 3일간
경험하고 배운 것을 잘 실천하고 앞으로도 내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아야겠다.
- 김보현
아이들의 마음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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