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녕지 2014년 23호 - page 56

아, 어린이 반야심경!
진산 . 1학년
“진산 스님과 함께하는 특별한 시간 애브리 바디
every body
어린이 반야심경! 예~엡
♪♬~
이건 아닐 거야,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분명히 “한글 칠정례 할 사람?” 하는 말에 손을 들었는데,
만나는 스님들마다 내가 어린이 반야심경을 하기로 정해진 것처럼 말들을 한다.
‘아이고~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평소에는 친하지도 않은 불보살님들을 막 찾아댄다. 위의가 칼날 같다고 소문난 화엄반 스님들도
나를 불러서 귀여운 동작들을 이렇게 저렇게 해보라며 가르쳐준다.
저걸 남사스러워서 어떻게 하지? 그러면서도 살짝 따라해본다.
반야! 반야가 뭘까? 머리에다 손도 대보며 귀여움을 떨어본다. 어! 이거 괜찮다.
다른 상반 스님도 “어린이 반야심경 짱이다!”라며 찾아와 가르쳐준다.
“오른손 왼손 모으는 합장! 마음이 하나 되는 합장! 우리 모두 다 같이 반야심경 해봐요.”
슬그머니 재밌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뭘까? 그때부터였지 싶다. 길을 잘못 들어선 건….
1초가 지나고, 1분이 지나고, 1시간이 지나고, 하루가 지나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더 이상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바로 오늘 염불교수사 스님께 가서 결과를 검사받아야 하는데 ... .
그런데 스님은 빙긋이 웃으시며 완성시킨 다음 다시 오라신다. 겉모습이 엄격하고 꼿꼿하게만 보여서 어렵게
느꼈는데, 실제로 스승과 제자로 마주하고 보니 엄하기보다는 선배의 자상함이 더 가깝게 다가온다.
원래부터 몸으로 때우는 일만 좋아하다 보니, 머리를 쓰는 창작이라는 것은 멀찌감치 떼놓고
있었던 덕분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 오고 가며 마주치는 스님들마다 호기심과 기대에 찬 시선으로 나를 본다.
아, 이건 무언의 압박이지 싶다. 이를 어쩌누!
‘차백씨^^’
(나이가 맏형 다음으로 많은 사람)
라는 이름으로 반 스님들을 조르기 시작해서 늦게까지 음원을 다운받고,
노래를 되풀이해서 녹음하고는 몰래 해우소 뒤에 가서 들어보았다. 그래도 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반 스님들의 안타깝고 헌신적인 도움이 드디어 시작된다. 몇 개의 노래를 합성해서 가사를 만들고,
음원을 녹음하고, 만들어진 음률에 반야심경을 입혀서 안무와 노래까지 불러서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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