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녕지 2014년 23호 - page 43

혜홍 . 33회 졸업, 한마음선원 제주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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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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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푸른 이들과 함께한 시간들
생활 속 마음공부로 자신과 가족, 사회와 세계가 공생하는 진리를 실현해가는 생
활참선 수행도량인 한마음선원 제주지원, 이곳에서 33회 선배인 혜홍 스님이 제
주라는 국제도시의 특성에 맞게 외국인 포교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원고를 청탁
했다.
- 편집자 주
강원을 졸업한 지 7년째다. 사실 나보다 훨씬 훌륭한 선배님들이 많으신데
이렇게 봉녕지에 글을 쓰자니 송구스럽지만 나 또한 강원시절 편집실 소임
자로서 원고 청탁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이를 수락했다. 청탁
이 수락되었을 때 얼마나 안도했었는지를 떠올리면서….
돌이켜 보면 행자시절부터 지금까지 모든 나날이 아는 만큼 행하지 못하
고 산 실수와 부족함의 시간이었다. 모든 출가 수행자들이 그렇겠지만 행자
생활은 전혀 다른 세상이었고, 강원생활과 졸업 후 도심 속의 포교생활 또
한 새로운 세상이었다. 어딜 가든 전체의 큰 한뿌리에서 나왔으며 저마다 가
지와 잎들이 다를 뿐임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곳이 수행 처소라고 할 수 있
겠다. 그것이 잘 되지 않았을 때 번뇌가 일어나는 것이다.
며칠 전 제주도에 사는 강원 도반스님들을 만났는데 그 시절 이야기를 하
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 중 한 스님은 나와 짝지였던 스님이다. 사
실 우리는 잘 지내기도 했지만 크게 부딪쳐서 한동안 말을 안 하기도 했는
데, 서로 그 당시의 허물과 단점에 대해서 걸림 없이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음을 보면서 세월이 익어감을 느꼈다.
강원을 졸업하고 부산에서 수행과 포교활동을 시작한 나는 지금은 점점
국제화되고 있는 아름다운 섬 제주도에서 지내고 있다. 여기서 특별한 인연
을 만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그들은 제주도 일선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서 영어를 가르치는 젊은 미국인 여성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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