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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강원에서글을배우는것은말을조직적으로,조리있게하는법을배우기위한것도있지만,가장큰목
적은중노릇을왜하는가,어떻게해야하는가를배우기위함입니다.머리깎고승복은입어도중노릇은왜하는가
모르는사람이참많습니다.세상의안과밖을꿰뚫는불법의오묘한이치를깨닫기위해서는진실로스스로가철
저한중노릇을해야합니다.철저하게중노릇을안하면부처님대열속에끼일수가없습니다.기왕에세상사람
들과다른삶을살겠다고혈육의정을끊고떠나왔으면전부도매금으로넘어가는중노릇이되면안되고,대강건
져먹기식으로해도안되는겁니다.철저하게해야만됩니다.
중노릇하는이가천명이라도지도자가되는사람은한두명입니다.부처님당시에도천이백대중이있었지만
그많은대중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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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대열에는가섭존자와아난존자만들었습니다.나머지대중들은요즈음말로하면주
연을빛내는조연입니다.물론주연과조연이다들조화롭게어울려야훌륭한극이되긴하지만,우리는기왕이면
주연으로빛을발할수있는뛰어난중노릇하기를발원해야합니다.일미칠근
一米七斤
의시줏밥만먹고,수행과무
관한번다한일만하며,몸과마음을수고롭게하는중노릇을해서는안됩니다.철저한발심이없는어중간한중노
릇은결코결실을얻을수없습니다.
역대조사들은전부경·율·론삼장에통달했습니다. 통달했기때문에중생을교화할수있었습니다. 자신의
마음도어떻게돌아가는지모르고남을가르칠수는없습니다.역대조사들과먼저가신선사들은철저하게가르
치셨는데배우는우리들은철저하지못합니다. 중노릇을하는이는최소한자기자신에대해서명명백백해야합
니다. 스스로‘이것은옳은생각, 이것은잘못된생각’하고분명하게가려내어버릴것은버리고챙길것은챙길
줄알아야합니다.경상도사투리로밥을하려고조리질하는것을‘일건진다’고하는데,쌀은일어서건지고돌은
밑에쳐지듯이우리는마음을일건질줄아는사람이되어야합니다.그래야중노릇가운데도우뚝솟은중노릇을
할수있는겁니다.
불교라는것이제대로알고보면참재미가있습니다.
잘알고보면앞이훤해서이리가도길, 저리가도길인데모르기때문에헤매는겁니다. 그렇기때문에배우라
는겁니다.배우지않고는그길을모르는겁니다.모름지기배우는사람은자신이어떤길을갈것인지목표를확
실하게세우고, 그다음에는한길만주욱걸어야합니다. 날카로운송곳같은신념으로, 무엇이든뚫어내겠다는
기상을가지고 한가지특기를갈고닦아야합니다.뾰족해야합니다.뾰족하지않고뚫어낸사람은없습니다.주
먹을가지고하면뭔가를뚫어낼수가없듯이처음부터두루뭉술하게되면안되는겁니다.그렇다고아만통을세
우라는것이아닙니다.항상하심
下心
하고,백명대중과살아도백명대중을다부처님으로여겨야합니다.
우리대중들은한사람도빠짐없이서릿발같은신심과송곳같이날카로운지혜로기필코공부를이루어중생
들에게회향하겠다는자비의서원을세우고,힘을다해정진하는,우뚝솟은중노릇을하도록합시다.
